[공음면]요술부리는 작대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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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사람이 소금짐을 짊어지고 오솔길로 가는데 어디서 두런두런 허는 소리가 난게 소금짐을 괴어 놓고 나무틈으로 가만히 본게 큰 백여시 하나가 인두골을 발로 이리저리 떤짐서 재주를 막 넘더래. 엿다가 내부치고 젓다가 내부치고 헝게 보살 할미마니로 등에다 딱 바랑을 지고 수건을 딱슨 이쁘장한 할머니가 되야버려. 소금장시가 소금짐을 짊어지고 내려온게, \"뭔 짐을 이렇게 무겁게 짊어지고 오쇼?\" \"나는 세간이 없어서 소금장시를 혀서 먹고 산다고.\"헌게 \"나는 수자를 가지고 사요.\" \"어디로 가면 큰 동네로 간답니까?\"물어 \"무슨 수자요\"그런게, \"사주도 보고 점도 허고 궁합도 보고요.\" \"그럼, 나를 따라 오시오.\" 허고 소금장시가 씨엉씨엉 가니까 망구가 따라서 오더래요. 어떤 큰 집에 쑥 들어가더니 집 좌향이 어떻고 저떻고 아는 소리를 허지 잉. \"아이,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냐?\"고 그렇게 \"저, 순천 송광사 절에서 왔은게 사주 볼라면 보라고.\" 그런게 상 하나 허고 물을 떠 갖고 와서 점을 허고 있는디, 소금장시가 가만 보닌게 방안으로 사람이 하나 앉아 있더래. 그래서 소금장시가, \"아이, 무슨 점을 허냐고, 일이나 나가서 허지. 무신 미신을 지키고 그러냐\" 면서 지게 작대기로 물을 떠논 상을 엎어버렸어. 그런게 \"우리가 점을 허든지 무슨 상관이냐!\"고 하면서 쌈이 일어났어. 두어 사람이 그사람을 막 찧고 그래서 쫓는디 나가는 놈의 아랫도리를 소금장시가 작대기로 딱 때려 버린게 여시가 딱 되야버려. 여러 사람이 본게 그 얼매나 신기허겄오! 그런게 \"그 짝대기를 팔어라\" 고 그랬어. 또 그런 사람오면 때릴란다고. \"나는 어느 산골짜기서 그 여시가 인두골 가지고 허는 것을 눈으로 분명히 봐서 일러줬는디, 이 짝대기로 애민 사람을 때리면 살인죄로 몰린다고 안된다고\"그런게 안 쥔이, \"그냥 짝대기만 팔어라고\"그러더래 \"당신이 아니었더라면 우리 집이 다 망허고 큰일 날 뻔 알았는게,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은게 팔라고\"그려, 돈을 얼매 주더래요. 짝대기는 안팔았어요. 생사람 죽일까 봐. 그 소금장시는 여시, 그 껍딱을 벗겨서 팔고, 그 집에서 돈 주고 혀서 소금장시를 면하고 잘 살았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