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방문의 해

형제가 사는디 큰집 조카를 여워. 근디 형님은 글을 잘 허고 동생은 무식혀. 
무식헌깐에는 바탕꾀가 있어. 근디 인자 큰집 조카를 여운단 말여. 그서 동생이 찾아가서 
\"형님, 아무날 조카를 여운담서요?\" \"응, 여운다\" \"지가 상객 갈랍니다.\" 
근게 형이 생각헐 때 안되야. 판무식이 상객간다곤게. 근디 그 집은 팔문장집여. 
이 집이는 칠문장 집여. 동생이 갈란다곤게 절대 못가게 허는디 그날이 닥쳐버릿어. 
그서 헐 수 없이 보내놓고 걱정을 혀. 팔문장 집이 가서 어떻게 우세나 안허고 
올란가 몰르겄다고 대례가 끝나고 술을 먹는디, 술을 먹다가는 글 문장을 쓰네. 
\"인연이 깊어 혼사가 이뤄지고 알다시피 사돈댁은 팔문장 집이고 우리는 칠문장 
집밖에 안되느데 하나 물어 볼라네요.\" \"하세요.\" 
\"자네 집이는 팔문장 집인게 혹시 알으실란가?\" 얼른 생각이 안난단 말여. 
인자 고개를 숙이고 있어. \"나무목변에 귀이자였던 갑소.\" 그러고 술도 잘 먹네. 
그러고서 \"어차피 끝나기 전에 나 한말 더 묻네.\"그러더니 \"나무목변에 눈목자는 뭔가?\" 
\"서로상\" 아무도 대답을 못혀 그런게 \"팔문장은 개코나 팔문장이냐고\" 
그러고 돌아오는디 형님은 속이 타 술만 퍼먹고 혼내고 돌아오는디 
\"아, 어찌 동생 잘혔는가? 어찌 우세는 안혔는다?\" \"우세요? 말마쇼.\" 
그러더니 그 얘기를 죄다 혔어. \"허허, 나보다 낫다.\" 그러더래요. 똑똑헌 사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