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면]소원풀이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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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일생을 통해서 과거가 소원이란 말여. 재산이 다 탕진되야버릿어. 그런니까 기여히 과거를 한번 더 봐야겄는디 자기 마느래 머리를 팔어 가지고 마지막으로 서울을 가는디 노점에 들려 줄을 살려니까 밧줄은 없고 여자가 나오는디 소복을 힛단 말여. 근디 아주 예뻐. 아주 미인여. 즈그 에편네 머리까지 깎어 가지고 가는 놈이 그것을 망각허고 도취가 됐어. 그리서 어쩌냐고 헌게 \"당신이 선비같은데 글을 맞추면 예장을 놓고 못맞추면 필요없다고\"그 여자가. \"고고황천궁이 아니라 여궁객일일진대\" 그런게 남자가 허는 말이 \"자손후손행이라\" 그런게 짝 못챘다고 매질을 혀. 그질로 자서 서울로 가서 대감 골목을 가여 정보를 빨리 듣는단 말여. 한 삼일 후에 과장을 보는디 하루밤은 글을 읽고 있는디 문앞에 사람 소리가 난단말여. \"누구냐고, 귀신 같으면 사라지고 사람 같으면 얘기나 허라\" 그러고 보도 않는디 사뿐히 앉는 소리가 치마소리여. 그려도 글만 읽어. \"내가 분명 사람이오. 한번 쳐다봐 달라고\" 하도 애원을 혔쌌네. 그서 본게 처번에 여각으서 만난 사람은, 여자는 이유도 아녀. 양귀비는 저리가라 여. \"그대가 누구냐고\" 선비가 물었다. \"나 과부인디 선비의 글소리가 꼭 나를 부르는 것 같더라고. 그려서 내가 미쳐서 이렇게 왔다고 어쩌실라냐고.\" \"그럼, 글짓냐고.\" \"짓는다고.\" 그 여자도 소복을 혔는디 짓자고 험서 그 여자가 했던 소리를 혔어. 그렁게 대번에 자기가 혔던 소리를 혀. \"허이, 글 잘못졌다고, 매를 맞어야 헌다고.\" 때렸어. 그런게 \"아이, 나 매 못맞겄다고 인연을 못맺으면 못맺었지 매 못맞겄다고\" 헌게 \"이것으로 나는 완전히 개과천선혀서 왔다고.\" 그런게 \"선비님, 부디 과거혀 가지고 내려가시라고.\" 인자 보내놓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글만 읽어. 글만 읽고 읽는디 앗따! 무서라. 아, 과거를 불란디 별로모 생각이 다 드네. 아까처럼 또 누가 오더니 관을 쓰고 도포자락을 입은 사람이 \"선생님, 선생님! 들어갑시다.\" 그려 \"영감님은 누구요?\" \"예, 나 김대감이요.\" 그런디 오래전에 자기 큰 아들이 죽었어. 근디 자부가 그 글소리에 미쳤어. 자기 자부와 헌 소리를 다 들었다고. \"내 며느리는 완전히 내집 귀신이 되었으니 그대에게 보답을 히야겄소. 그대의 소원이 무엇인고? \"예, 과거가 소원이요.\" \"아, 그려. 내가 상시관이요. 문제없다.\" 그서 베실을 힛어요. 그런 얘기가 있소 참 좋은 얘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