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욕 먹는 하인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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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자는 마을 사람의 안내로 기노사 경노당에 갔다. 경노당에 이르니, 노인들이 화투 놀이에 열중이였다. 조사자가 노인들에게 인사를 한 뒤에 조사 목적을 말하였으나 노인들은 화투놀이에만 열중이였다. 이때 유재남씨가 조철환 제보자가 이야기를 잘 한다면서 소개해 주었다. 조사자가 조 제보자에게 이야기를 권하자, 제보자는 자기 아들도 전북대에 다닌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보자는 주위의 소란에도 불구하고 시종 막힘이 없이 이야기를 하였다. 옛날에는 정승판사라고 있어요. 그분들이 앉아서 노는디, 배가 고파 잘 못살아. 밥도 잘 못먹고하인이 하나 있어. 말을 타고 대감이 떡 나갈라는디, 나감서 보니까 미안혀. 돈이 없고 하인을 데리고 나갈라면 배가 불러야 하인 노릇도 하는 것이지 그저 배부른 놈은 하인 노릇도 안헐라고 허거든. 그런게 하인을 델고 가는데 미안헌게, \"아무개야!\" \"예\" \"시장허자.\" \"시장 허고만이라우.\" 때가 거울러 졌으니까 말타고 가다가, 에 그려. 돈도 없고 헐 말 있는가. \"에 젖빨아 먹어라.\" 그런게 \"예, 저는 그럴려니와 대감 마님은 누야를 빠실라우? \" 아, 요놈헌테 봉변을 당했단 말여. 들어 가서 집이를 갔어. 대감 부인보고, 정경 부인이라고 해. 암말도 안했으면 될 것인디, 하인 데리고 이러고 저런 소리를 다 혔어. 그런게. \"그놈 내일 아침에 당장에 몰골을 내야겠다고.\" 아침에 일찌감치 개성 불림이지 마당 치느라고 항인이 있어. 그런게. \"아무개야! 너, 이리좀 오니라.\" \"예.\" \"네이놈! 어저께 가서 이러고 저러고 했다는디, 네이놈, 죽일 놈이 어디가 그렇게 말하는 법이 있냐, 이놈아!\" \"예, 죽여주소. 죽을 죄를 졌으니 죽여주쇼. 아, 구나저나 어저께 간일은 대감 마님허고 나허고 둘밖에 모를는디, 어떤 죽일 놈이 밤중에 소문냈는가 모르겠오?\" 그래가지고는 욕을 자꾸 더 얻어 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