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방문의 해

※조사자가 기노사 경노당에서 설화 채록을 몇편 했으나, 노인들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채록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주위의 노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조철환, 유재남 제보자를 모시고 읍내 중화 음식점으로 모셔 음식점 
방에서 이야기판을 벌였다. 이야기판에는 조사자 3명과 제보자 두명이 전부였다. 조철환 제보자는 이야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구연 도중 양팔을 들어서 빈번히 시늉을 해보이기도 했으며, 시종 막힘이 없이 
이야기를 했다. 애기 도중에 옆에서 듣고 있던 유재남씨가 이야기는 모두 거짓말이라면서 소리내어 웃기도 했다. 
이야기 도중 테이프를 뒤집기 위해서 중단했다가 계속 구연하였다.

이조 오백년 야사를 한번 본게, 이직원이라는 분이 있어. 그이가 벼슬 한번 하기를 얼마나 원했던지 글을 읽고 
또 읽어도 낙방을 혀. 숙종땐디 낙방을 헌게 베가 고파도 기어이 간다고 갔어. 가서 형제간에 다 급제를 했어. 
합격을 해가지고 어디로 갔는고니 은진이라는 고을이 있어. 충청도 그 고을에 가서 초시, 군수 동원에 잇는디, 
어떤 중 하나가 암자에서 살면서 종이를 떠서 장날이면 장에 가서 팔아가지고 부처님 곁에 봉양을 하면서 사는디, 
그러고서 근근히 사는디, 하루는 종이 한 두 개를 떠서 놓고서 장이서, 뒤가 마려서 저기 가서 갔다 왔더니 어떤 
놈이 종이를 가져 갔어. 가져가 버려서 어디다가 호소할 데 없어서 원이 명관이라는 소리를 듣고 찾을래야 찾을길 
없고 그래서 원보고 그 이야기를 다했어. \"내가 근근히 종이를 내 손수 만들어서 사는디, 부처님 공양을 바치고 
종이를 팔아서 쓰는디 종이를 가져가 버렸으니 이런 난감한 일이 없으니, 종이 좀 찾아주쇼.\" 원님이 가만히 
생각해 본게 찾을 길이 없어. \"네 이놈! 네가 잘못해서 잃어버리고서 그럴수가 있는냐!\" 해놓고 쫓아버리고 
어디를 들어가도 멋하고 널디날디 없어서 가만히 있는디, 아무리 생각해도 원님이 꾀가 없어서 6조 관속들 싹 모아 
놓고선 친절한 사람 있어. 오늘은 놀러를 가는디 술, 안주 잘 장만 해서 사가를 분명히 하지말고 가자. 어디 먼디 
갔단 말야. \"오늘은 상하 구별할것도 없고 잘 먹고 그러자.\" 거은 된게 술이 거즘 취했어. \"자! 인자 해가 넘
어 갔은게 가자.\" 싹 오는디, 가마 테우고 오는디 저기에 장승이 섰어. 장승이 섰은게, \"저놈이 어떤 놈이간디, 
내가 이 고을 토준데 김히 뻣뻣허게 저러고 섰냐? 저놈 잡아 오니라!\" 이방이 있다가 \"사람이 아니오라 장승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세웠습니다.\" \"장승이고 뭐이고 간에 잡어오라.\" 아, 그 나무를 비던지 어찌든지 해가지고 가지고 
왔단 말여, 잘 가지가. 관가에 들어와서는 약속을 했어. 귓속말로 잘 해놓고는 그냥 술 취했은게, \"너그들 죄인을 
잘 지켜야지, 만일 잘못 지키면 안된다.\" 술 취했으니까, 자는 척하고 옆에 신복더러 어디다가 감추라고 했어, 나무. 
조반 후에 싹 불러가지고, \"너희들 엇저녁에 죄인 하나 잡은 놈 있쟈. 근게 갔다가 이 뜰 앞에 꿀리라.\" 고 해. 
그런게 책임있는 옥사쟁이가 간밤에 있었느？？, 어디 간 곳이 없으니, 

(테이프7앞 끝.  뒤 계속이어서) 

\"죄인을 잘못 가시한 죄로 너그들이 곤장 서른대를 맞든지 그렇지 않으면 오늘 장날인게 종이를 니그 하나 앞에 
서른권씩 가져와라! 그렇지 않으면 곤장 서른대씩 맞아야 한다!\" 명령을 내린게 은진 장을 막 뒤져. 종이점에 가서 
종이 있는 것을 얼마든지 싹 가져다가 동으전(동원 앞)이다가 쭉 쌓았던 말야. \"중농 잡아 와라!\" 관속들이 모다 
나가 찾아와서 중놈을 앞에다 딱 꿇렸어. \"너이놈. 어저께 종이 잃어버렸다고 했는디 니가 맨든 종인게 니가 보면 
알겠냐?\" \"예, 알고 말고라우요.\" \"그러면 저 동원 뜰에가 산더미 같이 쌓인 종이를 놓고 너 보라.\" 
\"이게 기라고. 찾아 가지고 나오거든. 그려서 그놈을 찾아오고 그 끝에 가서는 누구한테서 사왔냐고 해 그 도둑놈을 
찾었다고 얘기입니다. 그래서 해결을 혔다는 얘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