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사내키 세발로 부자된 사람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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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자가 이두남 제보자에게 이야기를 부탁하자, 제보자는 "또 거짓말 혀?"하고 말한 뒤에 구연하였다.
이야기판에는 조사자 3명과 노인 여섯분이 이야기판을 벌였다. 제보자는 기력이 쇠하고 치아가 없어서 발음이 불분명했으나,
시종 막힘이 없이 이야기 했다.
어떤 사람이 모자간에 사는디, 아들이 근 20이 되았어도 어머니가 부잣집 가서 일 혀주고 갖다 주면 날마다 그놈만 먹고 자고
집에서 놀아 그런게 하도 갑갑헌게, "아, 사내키라도 꼬고 놀고 그러지. 놀기만 허냐?"고 근게
"사내키 꼴라야 집이 있어야지." 그런게 지푸라기를 얻어다 주었어.
얻어다 준게 점드락 사내키 꼰 것이 세발 되어 저녁에 와서 본게 사발을 꼬았어.
"그 놈 갖고 어디 가서 밥 얻어 먹고 살어라."고 "그러쟈고." 자고 나서 그 이튿날 사내키 그놈 세발을 갖고 나가.
얼마를 간게 옹기 장시가 옹고 짐을 받쳐 놓고, 사내키가 끊어져서 옹고 짐을 때려 부수게 생겼어.
"도련님, 그 사내키 날 도라고." 근게 "그냥은 못 준다고 동오 하나 도라고, 동오 하나 주면 사내키 주마." 고
그렇게 헐 수 없이 깨클레 생겼은게 동오 하나를 주고는 사내키 세발을 얻어서 그릇을 쨈매고.
동오 하나 그놈을 얻어 갖고 동네 가운데를 간게, 시집살이 강한 며느리가 물 질러 오다가 미끄러져서 동오를 깨버렸어.
깨키러 버려서, "동오 그놈 날 주면 물 지러다 놓고 옴서 쌀 한말 퍼 갖고 올것인게 동오 그놈 날 도라고."
동오 속으다 쌀을 퍼 갖고 와서 쌀울 줘. 그놈 갖고 어느 하숙집의 가서 쌀을 놓고 잔게 쥔네가 그놈이 욕심이 나서,
"자고 난게 엊저녁으 쥐가 다 먹고 하나도 없다고." 근게 "쥐라도 한 마리 잡어 도라고."
대체나 쥔네가 터덕터덕 쥐를 한 마리 산 채로 잡어 줬어.
산 채로 잡어 준게, 또 어디만큼 가서 하숙집이다 쥐 그놈을 맡겨 놓고 잤어.
자고 난게, "괴양이가 잡어 먹고 없다고." 한게 그럼 괴양이라도 잡어 도라고."
괴양이를 갖고 얼매침 가소 또 쥔네 집이다 괴양이를 놓고, 자고 나서, "괴양이를 도라고." 헌게
"엊 저녁에 우리 마굿간에서 말이 차서 죽었다고." 헌게 "그럼 말이라도 한 마리 도라고."
그리서 말을 얻어 갖고 인자 집이를 와. 어디만큼 온게로 삼거름질에 와서 거그를 파고 어떤 처녀를 갖고 와서 거그다 묻어.
그런게, "말 이놈 주께 그 처녀 나 도라고."
"그러면 그러라고." 다 죽은 것인게. 그놈을 업고는 어느 동네를 들어 갔어.
어느 동네를 들어간게, 말 만씩헌 큰애기들이 방으가 답씬 앉아서 장난을 하고 웃고 야단여.
그런게 문 뒤에다가 작대기로 바쳐서 세워 놓고는 "쥔 양반!" 허고 분른게 이놈의 가시네들이 문을 퍼뜩 열은게
자빠져서 인자 죽어버렸네. 거그서 인자 땅땅 을러메 인자. "왜 사람 죽였냐?" 고 거그서 별 수 없이 야단이 나게 생긴게
큰애기 둘을 뺏었어. 뺏어서 즈그집이를 와. 양처를 데리고 와서 결혼을 혀서 사는디, 거그서 나락 백석이나 받고 사는 부자가 있는디.
각시 둘 데리고 사는디 다 이뻐 이놈을 하나 꼭 뺏고 자퍼어. 하나를 뺏고만 싶은게, "너허고 나허고 준치새끼(수수께기)를 허자.
준치새끼를 혀서 내가 못 알아 맞추면 내가 나락 100석을 주고, 니가 못 알아 맞출 것 같으면 니 각시 하나를 나 도라."
"내가 먼야 헐란다. 사내끼 서발, 동오 하나, 쌀 한말, 쥐 한 마리, 괴양이 한 마리, 말 한 마리, 죽은 큰 애기 하나,
산 큰애기 둘이 뭣이냐?" 이놈의 것을 알아 맞출 수가 있깐, 못알아 맞췄어. 백석 타 갖고 시방도 잘 산다는 얘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