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소진벽의 재치(2)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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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자가 제보자에게 앞 이야기에 이어서 더 구연해 달라고 하자 제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소진벽씨가 서울 유대감의 집이를 갔었는디, 유대감이 오고대감한테 일성 언변에 시달리든 것여.
언변이 모자라면 사람이 시달리는 것여. 그런게 소진벽씨가 언변이 좋은종 알고,
/"자네 오고대장 벼루를 하나 지어주소?/"
/"지가 뭣 안당가라우?/"
/"인자 저녁밥 먹으면 곧 오네./"
인자 저녁밥 먹고 소진벽씨는 아랫방에 앉었고, 유대감은 웃방에 앉었고 헌판에 대체 아니라까.
/"내 아들놈 집에있냐?/"
어쩌고 하면서 들어오거든 들어오더니, 웃방으로 들어옴서 본게 어떤 사람 하나가 작은방에 앉았거든.
/"자네 어디 사는가?/"
/"예, 하시골 삽니다./"
하시골 살아도 인자 대감집이 왔은게 성자는 묻지.
/"자네 성이 무엇인가?/"
/"아이구, 제 성은 추접스러워서 어디다 내 놓들 못해요./"
/"아니 성이 추접스럽다니 그게 뭔 말인가?/"
/"예, 지 성은 대급박에다 입이 달렸오. 잉!/"
다 둘러보면 대급박에 입이 달린게 한가지 밖이라, 자지다 그 소리여.
웃나라 오자가 입구부터 허고 쓰거든.
아따인자 유대감이 저 놈은 좃같은 놈이다허고 물팍을 치던 판여. 그런게 그 소리는 해 본게,
/"그 하수골은 못된 풍습이 있대이?/"
/"무슨요?/"
/"이종(移種)시가 오면 남녀가 섞어서 이종을 허대 그려./"
/"예, 그런 모양입니다./"
/"파다하지요. 그래서 거기서 자식을 나면 밤자리 고자, 아들자자, 밤자리 아들이라고,
고자라고 불알 까서 그냥 서울로 보냅니다./" 아따 그냥 유대감이 물팍을 치면서,
/"저 놈은 밤서리 자식이다./" 소진벽씨가 그만치 언변이 좋았다. 그 소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