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방문의 해

※조사자는 제보자와 주위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청중들에게 다가와 음료를 대접했다.
제보자는 이런 얘기를 해도 되냐면서 망설여, 조사자가 좋다고 하자
제보자는 밤 새워서라도 이야기 할 수 있다며 구연을 하였다.
제보자는 조사자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했는데,
주위에 있던 십여분의 노인들도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제보자는 시정 막힘이 없이 뛰어난 구연력으로 이야기 했으며,
간혹 손바닥을 내밀며 시늉을 해 보이기도 했다.

 서신이라는 사림이 잘 알어, 알기를. 그래서 서울 장안에 앉아서 상을 봐주던 모양여.
그참에 장동 김씨가 병조판서신디, 가심서 보나 나오심서 보나 사람이 수백씩 앉었네, 저기가.
/"저기서 뭣을 헌다냐?/" 허닌게,
/"상을 본답니다./" 그러거든
/"상을 얼마나 잘 보간디, 종로에 앉어서 저 상을 보는고? 한 번 가서 보고 싶구나./"
병조판서도.  사람이 없기를 기달라. 연해 날마다 보다가 하루는 사람이 느끔허거든
그런게 인제 서포발입허고 구성에서 숯 껌장 조께 낯바닥에다 칠하고 헌 지팽이
하나 짚고서 딸깍딸깍 가. 거그 서신 앞에 가 탁 주저 앉음서,
/"언제나 죽겄는가 봐 주소?/"
아무리 험상궂게 꾸몄다고 옥을 모르겄오?
예, 시방은 병조판서이나 49일만에는 아무 시에는 정승으
로 오르겄습니다./" 섰다가 흥 그냥 가버려  집이를 와서 49일 만에 시도 안 틀리고
서신이 시긴대로 정승으로 올랐어. 알기는 꼭 아는 사람이거든.
그 사람을 한 번 찾아봐야 씨것는디, 남대문에 있나 보지 그 참에 간게 없어.
막 심중에 항상 그 사람을 봤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 하루는 어떤 사람이 바깥에 와서 찾거든,
/"누군가?/"
/"아무 연분에 이만저만한 사람 올시다./" 기양 대감이 쫓아내려가서,
/"들어 가십시다./"
/"어느 전이라고 감히 올라갑니까?/"
/"허어, 내가 가자는데, 뭔 상관있는가?/" 방에 들어가 앉아서,
/"어쩌면 그렇게 다 아는 것인가?/"
/"나는 시도 안틀리고 그날 정승으로 올랐네. 항상 심중에 자네를 보고 싶더니 오늘은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오!/" 그렇게 여러날을 지내는디, 대감이 뭔 근심이 있어 뵈어.
/"대감께서 뭔 근심이 있는 것 같소./"
/"음 근심이 있네./" 
그참이 정종대왕땐디, 중국서 당갈(달걀) 하나가 나왔네, 금당갈 하나가 나왔는데, 그 속에 뭣이
들었는가를 알아 맞춰라허는 건디, 만약에 못 알아 맞추는 군왕은 파위를 시긴다. 그때는 중국에
매여가지고 사는 판여. 말만 형제국이라고 했지. 노제지간 같이 지냈어.
/"그 아무나 볼 수 있습니까?/"
/"보다 뿐인가. 내일 조정에 같이 들어가세./"
그 이튿날 장동김씨 정승허고 같이 조정으로 들어갔어.
조정으로 들어가면 백두로는 못들어간데 초식장이라도 주어서 씌어 갖고 들어가는 법이며
들어가서 금당갈을 내놨단 말여.
"/이 속에가 뭣이 들었냐?/"
/"하늘천(天)자 아들자(子)가 들었소?/"
대국 사신들 갈 때, 서신이 갔어. 그래 가지고 중국에 가서 천자 앞에 가서 알아 맞췄지.
그 속에 가서 하늘 천, 아들 자가 들었은게, 알기는 꼭 아는 사람이거든. 
그래서 천자가 덕(德)자를 주었도만. 서신덕 같이 안다고 허는 이가 서신덕이여.
그러니 덕자를 중국의 천자가 준것여. 그 한국에도 아는 이가 더러 있던갑디다.
중국에 가서 아는 이가 있는디, 중국 이얘기도 아는 이가 있는 이얘기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