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방문의 해

옛날에 한사람이 어렷을 적에 조실부모를 다 잃고 근근허게 살아가지고 결국은 그놈이 남의
집살이를 혀요. 어려서부터 부모 없이 컸더니 아 자그사는 주인네 집에서는 참 거 허는 
일이 다 풍수를 데리고 산 구경을 대니느라고 날마다 그렇게 주인 양반이 산을 돌아댕기
는디 이사람이 곰곰히 생각해 볼진데 세상의 어떤 사람은 돈이 있어서 땅을 쓸려고 저러
거니와 나는 시상에 무신 복이 없어서 이렇게 넘의 집만 살고 있는고.
\"거 저같은 사람도 저 한자리 잡아주쇼\"그런게
\"그려 그러믄 닭 한 마리 잡고 술 한잔 받고 히갖고 동냥치 고개로 오니라. 
해가 설틋하고 구틋헐 때 그때 거그를 당도히라\"
아 거그를 거그 가서 당도히서 보니 아무도 없고 암컷도 없네. 아 기달려야도 아무도 없고
조금 있은게 가매가 하나가 지나가는디 본게, 가다가 본게 들고가는 사람들이 다 거적을 
혔는디 본게 태를 본게 태가 다 말이 아니더란 말이여 다 죽어가.명당이고 지랄이고 데리고
가는 저 사람이나 조께 살려야재. 가 가매가서 굽어다 본게 허연 노인이 있는디 그이도 
배가 고파서 그렇게 기양 가매에 기대고 기양 그렇게 있어. 닭 한 마리를 뜯어다가 가서 
가매에 있는 샌님을 드리고 그 다음에 그 띄메고 가는 사람들 다 나눠 주었어요. 
자 명당 알러 간 사람이. 그 노인이 먹고 있다가 하는 소리가
\"니가 대체 무슨 이유로 음식을 장만 해갖고 우리를 살렸냐. 니 얘기를 한번 들어보자\"
헌게 사실은 말이자믄 이렇게 이렇게 허고 헌 사실이요.
\"허 그려? 니가 지금 모른게 그런다. 니그 지금 바로 명당 자리여. 하지만 그렇게 알믄 
니가n쓰지 여기까장 음식 장만 해갖고 와서 가맹이 와서 기다리고 있겄냐. 나를 업어라\" 
그 노인을 업고 인자 저리가 요만치 간게 \"어이 여기 가 여기 가 쉬어라\" 딱 쉬어 갖고 
\"여기서 씨믄 삼정승을 나고 팔월 보름날 장개를 간다. 금년에 딱 그전에는 거기다가 딱 
쓰는 판인디 넘의 집사는 사람은 넘으 집 사는대로 좋아허는 것이요. 아 근게 묘를 딱 써놓고 
있은게 키가 구척이나 되는 사람이 쇠죽막대기 하나를 들고 산에서 쭉 내려오더니 뭣이냐 
그 저 잡은데가 좀 틀렸다고 말이요. 그런게 살짝 돌리라고. 그러니께 딱 돌려놓고는 틀림없이 
팔월 보름에 장개를 가게 된다고.
이사람이 넘의 집만 살다가 그 저그 아버지를 모시고 그 소리를 듣고 생각해 본게 재미가
져서 팔월 보름날을 그나저나 눈구녘 빠지게 기다림서 사노라우 남의 집을 사는디, 아 그
전에는 무신수가 있는고니 내일이 팔월 보름날이믄 오늘쯤 다 이자 갈 사람은 가고 다 그
러는디 이사람이 사는 집이 작은 집이고 또 큰집이 또 따로 있는 갑드만. 큰집이로 다 추석
새러 간다고 싹 가버리고 초당에 있는 딸 하나허고 일꾼만 놔두고 다 와버렸어. 
종 밥해 먹이는 사람까지도 다 가버리고.
아이 가만히 초당에서 공부하던 큰애기가 생각해 본게 어매 아브지도 없고 자고로 일꾼 밥
해줄 사람도 없그던? 그래서 인자 술상을 차려 갖고 말캉을 가가지고 아 우선 시장헌게 
술이라도 들으라고, 인자 상을 갖고 말캉에다 떡 이자 놈서 그 작은 일꾼 관상을 본게 그
옛날에 한문을 많이 배우믄 관상도 볼 줄 안답니다. 근게로 장래에 큰 상이 짊어졌어 아조
걍. 아 그전이 술을 바로 적당히 친 후에 바로 밥상을 잘 챙겨서 방으로 갖다 놓고 방으로
모셨어. 모셔다 놓고 이 여자가 제대로 아는 임자여. 남자 상을 본게 큰 상이 되아 갖고 
있은게 그 남자를 거시기 삼아 갖고 넘은 웃거니 말거니 부모가 싹뚝 모가지를 끊거니 말
거니 좌우간 대사를 치르고 딱 역불로 인자 저그방에 가 있은게 제일 몬자 온 사람이 밥해
먹는 사람이 몬자 왔어요. 왔는디 그 다음이 인자 저그 딸 어므이가 오고 쪼끔 있은게 저그
아버지가 왔단 말이여. 사실 얘기를 쭉 헌게 아브지가 헌다는 소리가 아버님이 계신게 
옛날에는 부모님을 크게 알았어요. 아버님하고 이 일을 물어 어찌 히갖고 거시기히야지 
이런 부인이 이야기 헌게 저그 아버지 오셨어. 인자 오신게 이일이 사실은 아버지 일이 
이러고 저러고 혀서 이 일을 어떡 허믄 좋겄오 헌게
\"야야,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생명이라는 것은 다 똑같은디 생명을 죽이기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고 가슴 아픈 일이니 여기서 뚝 떨어져서 논섬지기나 사서 집가에다 사서
멀리 보내브리믄 된다. 뭐 그런 일로 근심허냐. 암데로 가도 여자라는 것은 남의 집으로 걸
것 그러니 뭣이냐 그렇게 해라\" 그래서 인자 저그 아버지 말 듣고 멀리 갔다가 인자 참 
거시기 해가지고 땡겨가지고 집도 사주고 논도 사주고 다 히가지고 참 거그서 난 아들이 
삼형제를 낳았어요. 그래서 삼정승이 나왔드랩니다. 그런게 남의 집에서 땅, 명당으 잡아서
삼정승을 헌게 뭣이기 재미가 있는 일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