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방문의 해

황희 정승이 후세때 복사로 지냈어. 복사라는 것이 저 서기여. 
말허자믄 면에나 집이서 인자 밥먹고 시방 같으먼 면에나 인자 가는 판여. 
가는 도중인디 오뉴월 더운 땐디 소를 두 마리 갖고 어뜬 노인이 밭을 갈고 있어. 
그서 인자 황정승이 마침 그늘이 있던가 그늘 밑이 앉었은게 노인이 소를 띠어가지고는 그리와. 
어디 두 마리를 딱 미아놓고 쉬어. 같이 인자 황정승허고 그때는 정승이 아닌챔이제. 
이얘기 이얘기 험서 황희정승이 물었어. \"아, 소 두 마리 중에 어뜬 소가 제일 더 영리허요
\" 헌게 암말도 안해. 암말도 안허더니 이로 오라고더니 귀에다 대고 \"저놈이 낫다고\" 그러거든? 
그 어찌손가 몰라. 그리서 나중으 물었어. 어찌서 뒤이다 대고 그리요. 근게 \"아무리 미물인 
짐승이라도 말을 알아듣는다고 저 뇜이 나쁘다고 허믄, 저놈이 모지랜다고먼 속이 안좋다. 
안좋은 것인게 그찜 알어라고\" 그리서 평생을 넘보고 누가 나쁘다 소리를 안했어. 

황정승은 그런디 한번은 인자 황정승이 거시기거든. 고려말 때 양반여.
근디 둔동 칠십이인여. 황정승이 둔동 칩실이란 것이 뭐인고 허니고려 정치허다가 인자 그 조선 
정치를 마다고 들어간 이들여. 산 속으로 근디 거그서 의논허기를 뭐라곤고니 
\"자네는 젊은게 여그 있지 말고 나가서 한생을 보소. 그러고 모지랜 백성들도 건지고\"
황정승은 나와서 인자 거시기 헌챔인디 정승으로 있는 참인디. 아, 어뜬 그지(거지)가 앞을 꽉 막어.
\"자네가 황희 아닌가?\" 그러거든, 그지여 보따리 짊어지고 그런게\"이것이 뭣이냐?\"
옆으 사람들이 칠 것 아닌가디? 근게 \"거그 멈춰라\" 허드니말로 내리오드니말로 손을 꽉 잡어, 
그지를 잡드니 \"참 오래간만이라고, 나는 질이 바쁜게 내집이 암디 암딘디 내 큰 자식이 있네. 
있은게 가서 지달르소 내 잠깐 댕기다 오께\"그리서 황정승이 댕겨온게. 

그 집이 들으간게 그 그지 같은 사람이 \"내가 자네 아버지 친절헌 친구네\" 헌게 황정승 아들이 
우무리 그지라도 아부지 친구라곤게 벨 수 없이 모샀어잉. 나중으 황정승이 돌아왔거든. 
같이 이약이약 허다가 매칠(며칠) 있든가 의복도 새로 해주고 헌게 쌀도 ？섯？몇말)주엉ㅆ어. 
양식을 줌서 하인들기다 그냥반이 마다고 허드락까지 갖다드리라고, 점드락 어드니말고 산모퉁이 
가드니말로 \"내가 거시기 잠깐 여그서 볼 일 있은게 자네 이 아래 집이 가서 물조까 떠 갖고 오소\"
하인보고, 짊어지고 온 사람보고 그려. 그리서 인자 물 떠갖고 온게 어디가고 없어. 

근게 칠십이인에 한 사람여. 그분도 근디 그 냥반은 한사람인디 그 냥반 기억을 어떻게 헌고니
손님이 갔는디 손님이 가서 인자 뭔 간게 황정승이 \"자네 글씨 좀 서역 좀 해 주소\" 서역을 혀,
헌게 쉬는 챔인디, 찬거리가 나왔어. 술상이 나온게 아, 중, 중이 술상을 갖고 왔던가 헴
\"아, 쪼끔 쉬어라\" 쥔이 헌게 아, 여 걍 낮꾼대고 지랄이여. 근디 난중에 가존나(가져오너라) 
히서 먹는디 아, 어뜬 계집 아덜 둘이 들오더니 \"할아버지, 할아버니\" 험서 와서 쉬엄(수염)을 
다듬고 뭣허고 걍 음식을 다 줏어 먹어번져. 인자 손님은 어척없지(어이없지). 그러고는 포돗이
(바듯이) 술 한잔 먹고 인자 \"난, 갈래요\" 아그들 나간 뒤여 \"아, 대꺼 누구요\"
헌게\"우리집 종 아그덜이네\" \"그럼 저렇게 허게 내버러 두냐곤게\" \"응, 그 그 사람 가덜도 
하날서 낸 사람들이여 그러니 으찔 것이냐? 내 새끼같이 컨다\" 이러고 세종대왕때 황정승이
어떻게 구차허게 지내는가 인자 지낸다고 소리 듣고 한번 기양 느닷없이 가겼어. 아, 가서본게
덕석자리 깔고 앉었어. 그렇게 청백헌 양반여. 근디 은지(언제) 한번은 작은 아들이 집을 
지었다고 허드라네. 그 낙성식헌다고 오라기서 가본게 너무 잘 지었어. 가도 안허고 너이 집이서 
살지 마라고 못살게 헌 양반여. 청백헌 양반이라고 응. 그 얘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