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음면]동생 살린 누이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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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남매를 두고 살다가 즈그 아버지는 진작 죽고, 즈그 어머니, 명주베를 짜다가 지금으로 말하자면 혈압으로 떨어져 죽었어. 남자는 동생이고 여자는 누님여. 처녀는 15살 먹고 즈그 동생은 13살 먹었는디 집안도 없었던가 처녀가 일을 대 해. 동생은 학교 대니고 처녀는 집에서 국문책을 다 베껴. 베끼는디 이웃집에 노총각이 그 처녀를 눈독 올리고 잇어. 어떻게 해서 그 처녀를 내것을 맨들꼬 허고 유혹을 품고 있어. 처녀는 그것을 일고 어디도 안가고 얌전히 있는디, 그 이웃집 놈이 무식허니 그 여자를 노려보고 근게 그 남자가 생각허기를 저 무식헌 놈을 내가 죽여버리면 내 여자로 만들 수 있겠구나허고 항시 서당 길목을 지키고 있어. 즈 누님이 항시 남복을 입고 서당이 파헐 때 쯤혀서 마중을 나가. 키도 비슷혀서 누가 누님이고 누가 동생인지 분간을 못 헐 정도로 비슷혀. 그것을 분간 못 허게 남복을 입고 다녀. 하루는 동생이 서당을 갖다 오는디 그 남자가 수건에다 사약을 묻혀서 혀만 다면 죽어버리는디, 그 놈을 갖다 둘러 준게, \"아이고메\"험서 콱 죽어버려. 초상을 치르는디 울도 않고, \"아이고 내가 그놈한티 잽혔구나. 내가 그렇게 지켰는디 죽었구나\" 허고 수건을 살펴 보더니 사약을 묵혔단 것을 알아. 즈그 동생을 눕혀 놓고 문 딱 잠그고 돈 있는 것 좀 갖고 발 닿는대로 어디고 가, 개나리 따리를 짊어지고. 어디만큼 가니 좋은 기와집이 나오고 큰 동네가 나와 해도 저물고 해서 저집에 가서 자꺼나허고 들어간게 그 집이는 딸을 여울라고 움식을 장만허고 잘 하더래요. 이 여자가 남복을 허고 갔지. 부잣집인게 별당을 짓고 거처하는 곳으로 안내를 혔어. 그 여자도 사서 삼경을 다 읽고 혀서 같이 글을 논허다가 한밤중이나 된게 나가더래. 그래서, \"뭣하러 나냔게?\" \"아무도 모르게 별당 끄으리 어디다가 생명의 꽃 세 그루를 심어놨다고. 죽어가는 사람을 한 사람만 살릴 수 있다고. 내가 천상의 옥황상제 딸인디 지하에 내려와서 환생해갖고 성령으로 꽃씨를 얻어 갖고 암도 모르게 심궈 놨다고.\" 그래. 나랑가면 안되냔게 처음엔 안된다고 그러더니 나중은 데리고 가. 따라가 본게 노랑꽃, 남색꽃, 붉은꽃이 있더래. 꽃도 많이씩 안열고 셋씩 열었는디 그놈 세 송이를 가만히 땃어. 지 주머니다 딱 넣고 새벽길에 집에를 또 와. 집에 와서 문을 끌른게 그대로 있어. 근게 그 총각놈은 죽었으면 곡을 허고 무슨 소리가 났을텐데 이상허다 험서도 잠근 문을 못 열고 못 들어왔지. 그 처녀가 들어와서 첨에 남색꼿을 머리다 싹 씻어. 이것은 심줄을 돋우는 꽃이다허고 또 노란꽃은 모든 헐기를 찾는 꽃이고 빨간꽃은 피를 통하는 꽃이라고 헌게 한 30분 있다 기지개를 핌서 일어났어. 그래서 암도 모르게 떠났어. 그리고 즈그 동생에게 그런 얘기를 허니까 울어. 서울 어디가 외척, 누가 아주 잘 사는 사람이 있어. 그리로 갔는디 서울서 아주 미인이라고 서울 장안에 소문이 났어. 그리서 장가를 간 것이 그집으로 갓어. 죽어간 자기 남편을 시누가 와서 따가서 살렸어. 그래서 그집 데릴사위로 들어가서 잘 사는디, \"나는 누나가 하나 있는디 참 걸린다고\" 헌게, 즈그 장인이 자기 친구 아들한티 중매를 혀서 남매가 잘 살았다는 얘기여. 여자가 영리해서 죽을 놈을 살려서 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