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면]보은에 관한 이야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 조회수 : 1753
아주 청백한 대감 하나가 있었는디 그 대감이 퇴직을 혔어. 아무것도 없어. 어찌나 청백혔던지. 근디 아, 아들들이 끼니를 넘겨 근디 어떤 풍수지관이 그 집을 들렸어. 들려서 보니까 주인이 어떻게 좋던지 며칠만 쉬어가라는 것여. 풍수지관이라고도 않고 그냥 과객이라고 허고 그냥 얻어먹고만 있어. 그날 떠날 판여. \"내가 이렇게 가난한 집에서 이렇게 결레를 허고 있으니 떠나야지\" 허고 그럼 이놈의 집구석이 어떤 놈의 집구석이냐 어떤 전통의 집이냐 허고 그 내력을 살펴보니까 그집 안주인이 보리를 따고 있어. 그것이 바로 점심끄니여. 한번도 얼굴이 그늘이 안져. 거그서 풍수가 감복을 혀가지고 쥔보고, \"당신 땅 한자리 쓸라우?\" \"나, 이 생활속에도 풍족헌게안쓸란다고.\" \"그치만 삼일 밤을 자고 혔는디 내가 지관이요.\"하도 고집을 혀서 \"그럼 쓸란다.\"그리서 나가 헤메는디 어느 부자촌에 들어갔어. 가서 어느 부자집에 가서 장독으다 쓴다고 혀.가망도 없지. 막 쓸란다고 혀. 넘으 뒤에다가 아버지 해골을 묻을 수도 없고 그것도 죄가 되니까. 헌게 쓰라고 혀서 해가 뉘엿뉘엿 헐 때 얘기를 허는디 손님이, 그 같이 간 사람 행각이 딱나온단말여. 보니까 옛날 선대감으 아들여. 근게 그냥 절을 혀. \"아, 무슨 일이냐고\" 이런게 얘기를 혀. \"선대감의 종입니다. 선대감을 모셨습니다.\" 근게 지관이 말을 혀. \"그때 그 선대감이 종문서를 싹 내줌서 느그들 갈 데로 잘 가서 잘 살어라.\" 대감도 내놓고 \"나 베실도 싫고 돈도 싫고 다 싫다.\" 싹 내줬어. 그 종들이 이웃에서는 양반을 못혀. 그런게 섬으로 들어갔어. 섬으로 들어가서 양반을 혀. 즈그 아버지 살았을 적에 아들이 \"아무개 종이 어디 가서 잘 산답니다.\" 헌게 \"가지마라. 즈그들 잘 살라고 혔는디 뭣하러 가냐\"고 혔어. 어디서 봤지. 선대감 아들이 분명혀. 육지로 나오는디 그 종이 빈 말으다 비단이랑 뭐랑 막 실어줘. 그리서 헐 수 없이 나오는디 어떤 내외가 그 선창가에서 여자가 빠져 죽을라고 허믄 남자가 붙들고 남자가 빠져죽을라고 허믄 여자가 붙들고 그렇게 실랭이를 허고 있어. 그리서 멈추라고 허고 그 연유를 물어. \"내가 이 고을 관속이요. 근디 돈 천냥이 필요허요.\" 천냥이 없으면 몸으로 바쳐야허는 그런 시대여. 그런게어차피 죽게 됐어. 그디 \"우리 마느래가 못죽게 혀서 이런다고 우리는 어차피 죽을 몸인게 어서 가시라고.\" \"아, 이럴 수가 있냐고\" 그 말을 듣고 왔는디 상전 집을 찾을라고 사람을 방방곡곡 놨는디 \"쓸라믄 쓰쇼. 마음대로 허라고.\" 그런 좋은 얘기가 있소. 근게 지관이 잘혔다는 얘기지.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