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지성이면 감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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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제보자의 이야기가 끝나자 유재남 제보자는 자청하여 어른들에게 들은 얘기라면서 구연했다. 유재남 제보자는 조사자와 마주 앉아 시종 막힘이 없이 이야기를 했는데, 주위에서는 화투 놀이로 소란스러웠으나, 전혀 개의치 않고 이야기에만 열중이였다. 제보자는 가끔 이야기에 빠져들어 소리내고 웃기도 하면서 구연했다. 유재남 제보자는 이야기를 마친 뒤에 조철환 제보자에게 이야기를 해보라면서 자신감 있는 태도를 나타내 보이기도 했다. 옛날에 고려때 부부가 아들 하나, 네 살 먹은놈 데리고 즈그 어머니 데리고 네 식구가 안 산다요. 그러는 순가 어머니가 아퍼 갖고 백약이 무약요, 효성은 깊은디 나을 수가 없어. 한번은 언떤 중이 와서, \"동냥아치입니다.\" 그래도 정신이 없어, 어머니가 아퍼 갖고 있은게. 암말도 않고 있은게 중이 허는 말씀이, \"이집에 근심이 많소요.\" 그러더란께. \"어머니가 몇해를 아픈게 백약에도 아무 소용 없소.\" 중이, \"아들 있오?\" \"예, 근방 서당에 갔습니다. 헌게 그적에는 네 살 세 살에도 서당엘 갔어, 한문을 배러. \"아들 잡아다 삶아서 어머니를 먹이쇼.\" 효성 볼려고 그랬어. \"예, 그러지라우.\" 어머니는 누워있고 즈그 남편에게, \"아무개 데리고 오시오.\" 뇌성벽력이 치고 그래. 즈그 아들을 델러 가서, 그놈을 데려 먹여야 우리 어머니가 사는디, 그것도 모르고 아들을 델러 갔단 말여. 그때 그적에는 쇠스랑도 없고, 나무 쇠스랑만 있었어. 나무 쇠스랑으로 장작불을 메고 있었어. 물 한동이 붓고 어쩌꺼나 집어 넣고 물을 끓이는데, 느닷없이 뇌성벽력치는 순가에 서당서 와, 아들이. 해서 집어넣고 못 일어나게 독을 하나 얹어 놓고 막 불을 땐단 말여. 불을 때는디, 어머니 말씀이 무어라고 하는고니, \"아가, 며늘아야! 냄새가 만나게 난다.\" 즈그 아들은 들어갔는디, 그 냄새 만나게 난다고 하니. \"그 쪼께 떠오너라.\" 투가리에 조금 떠다 드렸는디, \"쪼게 더 떠오너라.\" 먹고 난게 쏘내기도 개고 천둥도 개고 즈그 아버지가 데리고 오거든. 나중에 본게 고려 인삼여. 막 곤 놈이 냄새가 났단 말여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여.